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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다시 간다]“말로만 2인 1조”…홀로 책임지는 아찔한 수문 감시

2023-07-18 37 Dailymotion

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폭우 속에서 하천의 수문을 관리하는 감시원이 전국에 7300여 명 있습니다. <br><br>이중 한 명이 얼마 전 급류에 휩쓸려 숨졌습니다.<br><br>대부분 고령인데다, 악천후에 대비하는 행동요령도 없이 일하다 보니, 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었습니다. <br><br>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. <br><br>[기자]<br>지난달, 시간당 최대 71mm의 물 폭탄이 쏟아진 전남 함평군.  <br><br>늦은 밤 60대 여성 수문 감시원 오모 씨가 남편과 함께 하천 수문 점검에 나섰다  실종됐습니다.<br><br>[지성옥 / 마을 이장] <br>"저녁 한 10시쯤 밤인데 (남편 분이) 우리 집에 찾아오셨더라고요, 울면서. 자기 부인이 같이 수문 열러 갔는데 없어졌다고." <br> <br>오 씨는 한국농어촌공사가 위촉한 수문 감시원.  <br><br>공사 측은 사고 이틀 전, 수문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 주문했습니다.<br><br>오 씨는 수문에 걸린 수초를 제거하려다 급류에 휩쓸렸고, 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. <br><br>사고가 난 배수문입니다. <br><br>사고 이후 접근을 막는 표시판이 설치됐는데요.   <br><br>주변엔 구명조끼 같은 안전 장비를 찾아볼 수 없고, 감시원이 기계를 작동하는 난간은 심하게 녹슬고 울타리가 금방이라도 빠질 것처럼 흔들립니다.<br> <br>수문 감시원은 영농기인 5월~9월, 농어촌공사나 지자체로부터 일정액의 보수를 받고 수문을 관리합니다. <br><br>전국에 7300여 명이 있는데, 평균 연령이 60대 중반일 정도로 고령입니다.  <br><br>매일 아침 저녁으로 마을 하천을 돌아본다는 올해 여든살 김완순 씨.<br><br>장화를 신고 직접 하천에 들어가 나무 판자로 된 보를 설치합니다. <br><br>[김완순 / 80세 수문 감시원] <br>"이 판자 보를 끼우는 것이 제일 문제야. 판자 보를 평상시에는 끼워야 물이 여기로 올 거 아니야." <br> <br>특히 집중호우나 태풍 때는 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. <br><br>[노건갑 / 70대 수문 감시원] <br>"혼자 하면 어느 때가 제일 위험하냐면 태풍이 불 때는 바람에 막 휩쓸려 버리고 요리 불면 요리 넘어져 버리고…." <br> <br>채널A가 입수한 농어촌공사의 안전 매뉴얼입니다.  <br><br>어디에도 악천후 대비 행동요령은 없습니다. <br><br>[김종진 /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] <br>"'악천후 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한다'라는 게 먼저 있고 그다음에 개별 감시원이 해야 될 역할이 있어야 되거든요. (그런데) 현재 보면 핵심 안전 수칙이 빠져 있는…." <br> <br>위험한 작업은 2인 1조로 해야 한다고 적혀있지만, 감시원들은 금시초문입니다. <br><br>[박정재 / 수문 감시원] <br>"아니요. 2인 1조로는 못 하죠. 거기에 감시원들이 그 지역에 하나씩 있지." <br> <br>사실상 지역에 1명 뿐인 감시원에게 자의적으로 안전 관리 판단을 맡기고 있는 겁니다. <br> <br>[숨진 감시원 아들] <br>"내가 자의적으로 판단해야 된다는 거는 결국 위급 상황 판단은 그 사람한테 떠넘긴다는 것밖에 안 돼요." <br> <br>최근 극한 기상으로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.<br><br>한국농어촌 공사는 오 씨의 사망사고 후 수문 감시원들에게 구명조끼를 지급했고, 안전 매뉴얼도 손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. <br> <br>다시간다 이솔입니다. <br> <br>PD : 홍주형 <br>AD : 석동은 김승규 <br>작가 : 김예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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